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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020년 다시 보고 싶은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열아홉의 선택, 두 여왕의 대비, 뒤바뀐 비례)

by notes92762 님의 블로그 2026. 10. 21.

 

목차
  1. 열아홉 앨리스가 찾아가는 자기 선택
  2. 두 여왕과 모자장수가 만드는 인물의 대비
  3. 크기와 비례를 바꾸어 펼치는 환상의 공간

줄거리

2010년 3월 4일 국내 개봉한 팀 버튼 감독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열아홉 살 앨리스가 어린 시절 방문했던 세계로 돌아가는 판타지 영화다. 미아 와시코브스카가 맡은 앨리스는 정원에서 흰 토끼를 쫓다가 토끼굴로 떨어진다. 다시 만난 세계는 붉은 여왕의 지배 아래 놓여 있고, 모자장수와 친구들은 그녀의 귀환에 특별한 기대를 건다. 앨리스는 낯익은 존재들을 만나며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마주한다.

열아홉 앨리스가 찾아가는 자기 선택

이 영화의 앨리스는 처음으로 모든 것을 경험하는 어린아이가 아니다. 어릴 때의 기억이 희미해진 채 다시 돌아온 열아홉 살 인물이라는 설정이 모험의 성격을 바꾼다. 세계의 규칙을 알아가는 일과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일이 나란히 진행된다. 익숙한 이름과 얼굴을 만나는 반가움 속에, 예전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을 연결하는 질문이 놓인다.

현실의 정원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주변이 기대하는 삶과 본인이 원하는 삶 사이의 거리를 마련한다. 반면 토끼굴 아래에서는 다른 존재들이 앨리스에게 새로운 기대를 내민다. 두 세계는 모습이 다르지만 그녀에게 특정한 사람이 되어 달라고 요구한다는 점에서 이어진다. 이 연결 덕분에 환상의 모험을 성장의 이야기로 읽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누군가가 정해 놓은 역할을 곧바로 받아들이느냐보다, 그 역할을 스스로 이해할 시간을 갖는 과정이다. 낯선 세계를 걷고 여러 인물을 만나는 경험은 선택에 필요한 판단을 쌓아 간다. 영화는 용기를 처음부터 갖춘 성격으로만 제시하지 않고, 자신을 둘러싼 상황을 알아가며 키울 수 있는 힘으로 보여준다.

두 여왕과 모자장수가 만드는 인물의 대비

헬레나 본햄 카터의 붉은 여왕과 앤 해서웨이의 하얀 여왕은 서로 다른 통치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붉은 여왕의 위압적인 태도와 하얀 여왕의 부드러운 몸짓은 말의 내용에 앞서 두 인물의 차이를 전달한다. 이름과 외형에서 시작된 대비가 행동으로 이어지면서, 관객은 복잡한 세계의 관계를 비교적 쉽게 따라갈 수 있다.

조니 뎁의 모자장수는 두 여왕 사이에서 또 다른 감정의 결을 만든다. 주황색 머리와 강한 색조의 분장은 그를 현실의 기준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존재로 보이게 한다. 그러나 붉은 여왕에게 맞서려는 태도는 화려한 외형 안에 분명한 목적이 있음을 드러낸다. 기묘함과 진지함이 함께 있어 앨리스가 만나는 친구의 인상이 입체적으로 형성된다.

이 인물들은 앨리스의 주변을 장식하는 구경거리로만 머물지 않는다. 서로 다른 태도로 말을 건네고 도움과 기대를 주면서 그녀가 판단할 방향을 넓힌다. 주인공은 이들의 차이를 통과하며 세상을 읽어 간다. 배우들의 과장된 표현과 앨리스의 상대적으로 차분한 반응이 맞물리는 지점에서 환상과 현실의 접점도 생긴다.

크기와 비례를 바꾸어 펼치는 환상의 공간

토끼굴 아래에서는 익숙한 사물의 크기와 인물의 비례가 달라진다. 앨리스가 작아져 탁자 위에 서 있는 모습은 평범한 다과의 공간을 커다란 지형처럼 느끼게 한다. 같은 장소도 몸의 크기에 따라 새롭게 경험된다는 점이 화면의 재미를 만든다. 관객은 눈앞의 크기를 기준으로 공간을 다시 읽으며 앨리스의 낯섦에 가까워진다.

붉은 여왕의 크게 부풀린 머리 역시 현실적인 인체 비례를 벗어난 표현이다. 얼굴과 몸의 불균형은 인물을 한눈에 기억하게 하고, 주변을 압도하는 성격과 연결해 해석할 여지도 준다. 숲과 성, 다과의 자리에는 현실에서 알아볼 수 있는 형태가 남아 있어 낯선 이미지에도 접근할 실마리가 마련된다.

이처럼 환상은 전혀 모르는 것을 늘어놓기보다 익숙한 것의 관계를 바꾸는 방식으로 펼쳐진다. 탁자가 커 보이고 사람이 작아지는 변화는 시선의 기준이 고정되어 있지 않음을 눈으로 확인하게 한다. 앨리스가 공간을 새롭게 바라볼수록 관객도 일상적인 크기와 질서에서 잠시 벗어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시각적 즐거움은 이러한 발견이 이어지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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